그 동안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 놓는다. (2008년 5 - 6월)
선비의 육아일기를 읽다. 김찬웅 엮음, 글항아리, 2008년
16세기의
이문건의 양아록을 바탕으로 육아일기를 다시 정리해 놓은 책이다. 제목에 끌려서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원본의 분량이 적고 편저자의 윤색이 많이 들어가 있다. 부록으로 붙어 있는 원본만 충실하게 읽어 본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문을 읽기 어렵고 또 그 당시 저자의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는 할 것이다.
광고를 보면 마치 무척 애틋한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을 양아록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 처럼 되어있지만 막상 읽어 보면 500여년 전 선비가 어린이에게 가졌던 애정표현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자가 성격이 조급하여 저자인 할아버지가 안타까워하는 부분이 있는데 할아버지의 반응을 읽고 있자면 그 할아바지의 그 손자가 아닐까 싶기도하고. 그 당시의 시대배경을 감안하고 봐야할 것이고 또한 수십년을 귀양가서 발이 묶인 처지로 지내야하는 할아버지의 답답한 마음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귀양가지 않고 순탄한 삶을 산 사대부의 자식 (손자가 아닌) 을 키운 기록은 없나?
스타일 - 백영옥 지음, 위즈덤하우스, 2008년
세계문학상 수상작이고 여러 논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주문했다. 뭐 이 소설이 상을 받았다는 것에 너무 흥분할 필요가 있을까? 세계문학상이 이상문학상이나 동인문학상일 필요는 없으니.
책 중간에 주인공이 잡지사 기자를 관두고 텔레비젼 작가가 되겠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바로 이 부분이 소설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고 느꼈다. 글로 쓰여진 텔레비젼 미니시리즈를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각보다 고가 사치품에 대한 소개가 적어서 그 부분에는 도리어 실망했다.
Made to Stick - Chip and Dan Health, Random house, 2007
어떻게 하면 자신의 아이디어가 오래 남아있게 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떤 이야기, 생각이 오래 가는가? 그 문제에 대한 책이다. Stick이라는 말은 Malcom Gladwell의 Tipping Point에서 본 적이 있고 - Sticky factor 라는 말로 설명된다- 이 책의 서문에도 Gladwell의 그 부분에 대한 더 깊은 내용이라고 선언하고 시작한다.
Sticky한 아이디어의 조건을 확인하는 쉬운 체크리스트로 SUCCES를 제시하고 있다. 즉
- Simple,
- Unexpected
- Concrete
- Credible
- Emotional
- Story
좋은 광고나 강의가 그렇듯이 어떤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면 혹은 오래 남으려면 위의 조건을 만족시켜야한다. 훌륭한 의견(광고, 강의 등등)은 모두 같은 이유로 훌륭하고 보잘것 없는 것들은 다 각각의 이유로 좋지 않다고 하질 않나. 읽으면 여러 모로 훌륭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읽고 나서 남는 것이 많았다.
알파걸들에게 주눅 든 내 아들을 지켜라 Boys adrift, Leonard Sax, 김보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번역본 제목은 꽤 시선을 잡아끈다. 이런 제목의 책을 어떻게 아들 둘을 둔 부모가 아니 사 볼 수 있겠는가. 내용은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과는 달리 보수적이다. 남자아이들이 왜 학교 생활에 잘 적응을 못하는가에 대해서 몇 가지 주요 요인들 들고 그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저자의 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에 비해 학교에 적응 떨어지는 것은 일차적으로 유치원 나이의 남자아이의 뇌의 성장이 여자아이에 비해 느린데도 같은 기준으로 교육이 시작되기에 학교 교육에 대한 반감과 부적응이 시작되어 이어진다고 진단한다. 그 이외에
- 비디오게임
- ADHD (Attention deficiency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약
- 환경호르몬
- 남성다움을 보여주는 모범(role model)의 부재
를 남자아이가 예전에 비해 제대로 못 자라는 이유로 꼽고 있다.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또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없이 담겨 있는 책이므로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는 책.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공부를 잘하게 하는 비법 같은 것은 안 나와있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 Read-aloud Handbook, Jim Trelease, 눈사람 옮김, 북라인, 2007년
태어나기도 전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면 마술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의 책. 저자인 Trelease는 이 주장을 책으로 또한 강연을 통해 널리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책을 읽어 주면서 발견되었던 여러 긍정적인 효과들이 소개 되어있고 어떻게, 얼마나, 언제 읽어 주어야하는지 착실하게 소개되어 있다. 어떤 책이 읽어 주기에 적당한지도 미국 동화 기준으로 소개되어있다.
마술 같은 효과를 누구나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어지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가깝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이렇게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 역시 찬성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누가 내게 책을 소리 내어 읽어 주었던 기억이 없다.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선생이 책을 꽤 자주 읽어 주는 것으로 아는데 외국 학교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 의하면 무척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아이가 내가 어렸을 때 보다 더 책을 많이 읽는 것 같지는 않지만.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고 나면 적어도 돈 아끼지 않고 책을 사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